나를 탐구하는 사주명리, 이번 시간에는 지지의 '오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오화(午火)는 오행 중 에 배속되고, 음양 중에는 음에 해당하여 음화가 됩니다.

 

 

 

키워드 하나. 말

 

> 활동력

 

말은 12지 동물 중 유일한 이동수단입니다. 인류는 처음에 말을 식량자원으로 길렀으나 어느 순간 급속하게 이동수단으로 길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동수단으로서 말의 유용성은 인류의 역사를 바꿀 만큼 컸습니다.

 

이런 말의 역동성은 오화의 활동력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오화는 말처럼 약동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폭넓은 대인 관계를 맺으며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리고, 여행이나 유학, 이사 등 멀리 떠나는 모험과 인연이 깊습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려 하지 않죠. 

 

이렇게 오화는 역마살이 아닌데도 역마의 기운이 있습니다. 초원을 달리고 싶은 말의 본능과 비슷합니다.

 

> 독립

 

오화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며, 의존적인 상황을 번거롭게 여깁니다.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야생마를 떠올리면 됩니다. 오화의 독립적 성향은 사업, 퇴직이나 이직, 이혼, 이민 등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자유를 억압하는 조건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입니다. 만일 같은 상황이라도 여행을 자주 하거나 낯선 사람과 마주칠 기회가 많고, 자기 주도의 생활을 하게 되면 그럭저럭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화는 체질적으로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래 견디지 못합니다. 예컨대 엄격한 윤리와 규칙이 있는 조직이나 가족의 분위기를 참지 못합니다.

 

> 미적 감각

 

말의 외모는 수려합니다. 탄력 있는 근육과 길고 발달된 다리, 거기에 멋지고 균형 잡힌 몸매를 가지고 있습니다.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도 아름답죠. 

 

 

 

이러한 이미지가 오화의 미적 감각, 예술성과 통합니다. 미적 감각과 예술성을 충분히 활용하여 디자인이나 미술 계통의 일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오화는 사치하지 않으면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신의 스타일을 벗어나면 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오화의 외모가 수려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건 근육을 단련했을 때 상대적으로 좀더 균형 잡힌 몸매로 보인다는 말입니다.

 

 

 

키워드 둘. 촛불

 

오화는 음화로서 천간의 정화와 통합니다. 정화의 촛불 이미지가 오화에게도 있습니다. 촛불은 공간을 밝힙니다. 또한 빛은 여러 가지 상징성이 있습니다. 교육과 언론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교육은 무지를 밝히고 언론은 감춰진 이야기를 공공적으로 밝힙니다. 그래서 오화는 교육 관련 업무나 언론 계통의 직업에 적성을 보입니다. 

 

정화도 그런 성향이 있으나 정화는 천간이고 오화는 지지입니다. 천간은 욕망이나 계획에서 출발하지만 지지는 현실적 조건으로 도래합니다. 그래서 직업과 관련해서는 천간보다 지지의 성향이 더 큽니다.

 

 

키워드 셋. 한여름의 태양

 

오월(午月)은 절기상 망종과 하지를 품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어지는 하지를 끼고 있어서 태양도 뜨겁습니다. 밭일, 논일로 사람들은 '발등에 오줌 싼다'고 할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냅니다. 오화는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립니다. 그것이 오화가 일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리기 때문에 그 이외의 것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건성으로 흘려 보낸 시대의 감각이나 세상의 이치이기도 하고, 살뜰히 챙기지 못한 겉핥기식 관계이기도 하며, 빈곤한 내면의 지성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옆으로 눈을 돌리는 때가 있습니다. 그때야말로 속도를 줄이고 전체를 봐야 할 시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길로 또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완전하게 길을 벗어나는 오화의 용기는 대단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선택에 앞서 전체를 조망하고 미세한 조정을 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오화가 방향을 바꾸는 이유는 작은 유혹에서 비롯됩니다. 익숙하지만 의식하지도 못했던 어떤 은밀한 자극이 오면 오화는 급기야 정신차릴 새도 없이 그 방향으로 온몸을 틀어 버립니다. 

 

은밀한 자극은 기분을 좋게 하지만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이를테면 새참 같은 것인데요. 새참 시간이 끝나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새참에 시작한 술 한잔을 시작으로 일도 놓아버리고 놀고 먹다 보면 본분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키워드 넷. 천풍구(天風姤)

 

이 새참 같은 존재가 천풍구 괘의 가장 아래 효입니다. 새참이 위험할 것은 없지만 잠시 쉬는 동안 새참의 한잔 술이 오후 내내 넋을 놓게 한다면, 새참을 맞이하는 자세를 다시 잡아야 할 것입니다. 재미로 시작한 노름이 집안을 거덜낼 수 있는 이치와 같습니다. 

 

오화는 이런 식의 유혹에 약한 편입니다. 저 밑에서 올라오는 은밀하고 고요한 음적 유동성에 마음이 끌립니다.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에 몸의 감각들이 깨어납니다. 그것이 어떤 방향이든지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번쯤은 기존의 감각을 차단하고 다른 감각 혹은 객관적인 논리를 통해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된 선택들로부터 운명의 배움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같은 패턴의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그 패턴 안에 오묘한 쾌락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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