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탐구하는 사주명리, 이번 시간에는 지지의 '사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사화(巳火)는 오행 중 에 배속되고, 음양 중에는 양에 해당하여 양화가 됩니다.

 

 

키워드 하나. 뱀

 

> 끌림과 꺼림

 

뱀은 12지 동물 중에서 인간이 가장 꺼리는 동물일 것입니다. 그러나 꺼리면서도 웬일인지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신화, 전설, 민담에는 유난히 뱀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징그러우면서도 끌리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뱀이 가지고 있는 꺼림과 끌림의 이런 이중성은 사화에도 발견됩니다. 사화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매력이 궁금해서 가까이 가서 친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놓고 지내던 어느 날 사화는 갑자기 분노의 독기를 뿜어 냅니다. 갑작스런 공격에 상대는 손상을 입습니다.

 

사화의 공격력은 다른 지지에 비해 상당히 치명적입니다. 특히 사화가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공격을 하면 상대에게는 더욱 강한 독기가 가해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자기의 몸에도 이런 독소가 퍼지는데, 이는 열이나 화기의 병증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서 화기가 치솟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상체(특히 얼굴)에 열감이 오르며, 손발이 덥고, 입 안에 염증이 생기고, 잇몸이 들뜨고, 구토를 하고, 머리가 빠지고, 망상이 생기며, 잠이 잘 오지 않는 증상들이 발생합니다. 

 

이처럼 사화는 매우 강렬할 힘을 가지고 있어서 끌림과 꺼림의 간극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맹렬한 에너지

 

한편으로 거의 모든 독은 희석하면 약으로 쓸 수 있습니다. 사화가 지닌 독성의 맹렬한 에너지를 잘 희석해서 쓰면 명석하고 용의주도한 업무 능력으로 발휘됩니다. 그래서 사화는 어딜 가도 그 에너지 넘치는 능력을 인정받습니다. 거기에다 책임감도 강해서 승진이 빠른 편이고,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옵니다. 

 

 

 

사화의 업무 능력은 지략에서 시작되는데요.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인 전략과 계산을 통해 업무를 빨리 파악하고 전체를 장악하며 업무 환경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 놓습니다. 

 

이런 지략은 생존에 매우 유리한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고용주나 상사들이 높이 삽니다. 다만 어떤 이들(특히 동료와 부하 직원)의 눈에는 권모술수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음습한 곳에서 유연하고 음침하게 활동하는 뱀의 음적인 움직임과 닮았습니다.

 

 

 

키워드 둘. 용광로

 

사화는 성질이 급하고 분노조절이 잘 안 됩니다. 끓고 있는 용광로 같이 부글대는 뜨거운 분노가 숨겨져 있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폭발합니다. 그 강도가 너무 세서, 가까운 사람도 깜짝 놀라며 뒷걸음을 칩니다. 뱀으로 비유하면, 희석이 덜 된 맹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력적으로 끄는 힘이 있어서 가까이 갔는데 이런 폭발을 한 번 겪고 나면 매우 조심스러워집니다. 그런 것이 반복되면 만나고 헤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그러다가 점점 대인 관계가 좁아집니다. 

 

사화는 매우 감정적이라서 자기반성도 감정적인 뉘우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객관화시키고 이론화시키는 것이 맹렬함의 치우침을 개선하는 미덕입니다.

 

 

키워드 셋. 중천건(重天乾)

 

사월의 절기는 입하와 소만입니다. 입하가 되면 기운이 부산하게 올라옵니다. 논과 밭에는 볍씨의 싹이 트고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하고, 마당에서는 지렁이들이 꿈들댑니다. 논밭에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도 부쩍 자라납니다. 봄은 세 달 동안 땅속에서 양기를 끌어내어 속도를 내서 땅위로 올렸습니다. 이제 사월이 되어 그 양기가 만개하기 시작합니다. 

 

만개의 극은 하지가 속한 오월입니다. 하지를 향해 가고 있는 사월의 괘는 양효가 6개인 중천건입니다. 역리적 발상은 늘 흐름의 진행 방향을 염두에 두는데, 사화는 양의 절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의 절정을 향해 있기 때문에 육양(六陽)의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양기로 가득찬 사화는 물러날 곳도 없고 물러날 욕망도 이유도 모릅니다. 배수진을 치고 전진할 뿐입니다. 물러섬 없는 이런 힘이야말로 만물이 탄생하는 근원입니다. 그러나 추동력은 항상성과 짝을 이루며 일어나야 합니다. 그것이 나아감과 물러섬이 짝을 이루는 양과 음의 이치입니다.

 

사화의 추동력은 오랜 습속과 자기 한계에서 벗어나게 할 만큼 강렬합니다. 그러나 사화의 추동력이 그렇게 쓰이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의 추동력은 격한 감정으로 사용되며 결국 자기 항상성을 해치는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또는 도박이나 관계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등 죽음충동의 궤도를 되풀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 때는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같이 있어야 합니다. 사화에게는 서투른 격정이나 무모한 열정 혹은 빗나간 정의감보다는 자기를 냉정하게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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