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탐구하는 사주명리, 이번 시간에는 지지의 '묘목'을 알아보겠습니다.

묘목(卯木)은 오행 중 에 배속되고, 음양 중에는 음에 해당하여 음목이 됩니다.

 

 

키워드 하나. 토끼

 

묘목은 시기적으로 봄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인월에 만물이 깨어나기 시작했고, 묘월에 이르면 땅 위로 나온 새싹이 양적으로 성장합니다. 인목이 땅을 뚫고 직진하는 기운이라면, 묘목은 줄기에서 여러 가지를 내듯 사방으로 분주하게 퍼지는 목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가 토끼와 닮았습니다. 따뜻한 봄날 들판에서 분주하게 뛰어 노는 토끼를 연상하면 됩니다. 온순하지만 분주하고, 번식력도 뛰어난 토끼의 성향이 묘목의 이미지입니다.

 

> 번식력 

 

토끼도 쥐처럼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자수의 번식력이 음과 양이 섞여 있는 잠재된 양기를 연상시킨다면, 묘목의 번식력은 자수보다 훨씬 더 양적입니다. 자수가 자기의 욕망과 재능을 감추고 있다면, 묘목은 욕망과 재능을 밖으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창조적인 생각을 일에 반영하며, 그 재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거기에다 인목보다 인정이 많고 온순해서 사회적으로 더 활발합니다. 번식의 상징인 풍요로움도 묘목의 기운 중 하나입니다. 묘목은 모든 일을 분주하게 시작하고 풍성하게 여는데, 그것을 혼자하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합니다.

 

> 분주함과 분산력

 

하지만 생각보다 실속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입니다. 실익이 양적으로 분주하게 흩어져 버리기 때문인데요. 물론 그것이 손해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풍성하게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분주함이 가지고 있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는 성찰해야 할 숙제입니다. 기운을 분주하게 쓰면 잠시 살아 있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허해집니다. 그것은 삶의 질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같은 양적인 산포성은 분산적인 사고와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토끼는 상위 포식자에 쫓기는 피식자의 입장이므로 분산적인 시야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묘목의 성향도 비슷합니다. 묘목의 사유는 하나의 중심으로 향하지 않고 다양한 탈중심적 가능성을 점칩니다. 그런 분산력이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고 다양한 삶의 기회를 만듭니다.

 

 

 

실속이 없고 에너지가 낭비되긴 하지만 이 분산 능력은 운명의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만 더 밀고 가야 하는 용기와 힘이 필요합니다. 많은 경우 분주하게 시작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경계심

 

묘목의 분주한 시작과 미진한 마무리는 경계심 때문입니다. 토끼는 맹수와 맹금류에 늘 쫓기는 신세입니다.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는 피식자의 입장에서는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묘목의 경계심도 이런 이미지와 연결하면 됩니다. 

 

묘목은 늘 경계하고 불안한 편입니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불안한 음적인 타입이 아니라, 뭘 많이 벌이면서도 조심스러운, 그런 불안함입니다. 또한 갈팡질팡 갈피를 잘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면도 있습니다. 경계심과 창의성, 에너지의 분산 등이 섞여서 생긴 묘목만의 기묘한 성격입니다. 

 

그런 성격이 병증으로 나타낼 때도 있는데요. 심장의 박동이 항진되고, 잠을 잘 못 이루며, 손발이 저리거나 잘 붓고, 소화불량과 복부가 잘 붓는 증상이 그렇습니다. 심해지면 공황장애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학문

 

한편 토끼는 학문적인 이미지도 갖고 있습니다. 묘목은 늘 공부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학문과 연계된 직업을 가지려는 욕망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학문 자체보다 학문과 연계된 직업에 더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약간의 불안감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학문에 뜻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을지, 혹은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런 걱정이 앞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키워드 둘. 작은 초목

 

묘목은 음목으로 천간의 을목과 공유하는 성질이 많습니다. 을목처럼 작은 초목으로 대표되는 덩굴, 화초, 들풀 등의 이미지를 갖는데요. 그 성향 역시 생명력이 강하고, 끈기가 있으며, 유연하고,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덩굴이 주변의 지형지물을 잘 이용해서 성장하듯 묘목도 환경을 잘 이용해서 살아갑니다. 동시에 덩굴이 휘감아 오르는 것처럼 묘목도 소유와 집착이 강한 점도 있습니다.

 

 

키워드 셋. 봄의 초목(월지 묘목)

 

묘월은 경칩과 춘분을 끼고 있습니다. 경칩은 동물들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입니다. 인월이 봄의 시작이지만 추위가 가시지 않은 때라면, 묘월은 체감적으로도 봄의 기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기운을 담고 있는 월지 묘목은 조용하게 들뜨는 성향이 있습니다. 크게 항진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늘 조금 들떠 있습니다. 그것은 말과 판단이 살짝 앞서거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관계에서 약간 항진된 분위기를 이끌며, 미래에 대해 과도하게 긍정하고, 섣부르게 진단하고 쉽게 단정하는 등의 조금 경솔해 보이는 경향으로 드러납니다. 

 

 

키워드 넷. 뇌천대장(雷天大壯)

 

뇌천대장은 양이 네 개이고 음이 두 개인 괘입니다. 음양의 형상으로 보면 사양(四陽)인데요. 지뢰복부터 시작해서 양이 점점 성장해 가는 관점에서 보면 처음으로 양기가 음기보다 많아지는 때입니다. 계절적으로는 묘월이란 봄의 절정이고, 1년을 기준으로 음양의 관점에서 보면 잉여의 양기가 생기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음기와 양기의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이 잉여의 양기가 창의력을 발휘하고 생동감을 일으키는 에너지로 잘 쓰입니다.

 

묘목은 기획, 디자인, 인테리어, 예술, 제조, 출판 등의 업무에서 두각을 보입니다. 그러나 남는 양기는 일상을 산만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는 양기를 조절하고 제어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일양에서 발아하고 삼양에서 땅을 뚫었던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 산만함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욕망에 한눈팔기보다는 연속된 하나의 욕망에 전변을 일으키는 방식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