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탐구하는 사주명리 이야기, 이번 시간에는 천간의 '갑목'을 알아보겠습니다.

 

천간-갑목
갑목

 

갑목(甲木)은 오행 중 에 배속되고, 음양 중에는 양에 해당하여 이 됩니다. 

 

 

키워드 하나. 초봄의 용출력

 

스프링처럼 튀어나가는 초봄의 용출력이 갑목의 이미지입니다. 갑목의 용출력은 어린아이의 모습과도 닮았는데요. 이러한 생동력을 순수함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리숙함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갑목의 아이 같은 성향은 돌발행동에서 두드러집니다. 별 생각 없이 돌발행동을 하고 나서도 큰 문제 없다는 듯이 쉽게 넘겨 버립니다. 쿨한 척하고 폼 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한마디로 기분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지속성은 부족하여 대개 마무리를 잘 맺지 못하는 편입니다. 

 

갑목은 자기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일부 가까운 사람에게는 강한 유대감을 갖는데요. 만일 그 사람이 약한 존재라고 생각되면 더욱 친근감을 느끼는데, 그런 수평적 관계가 스스로를 위대하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오히려 역차별을 초래하거나 또 다른 방식의 위계를 낳게 합니다. 자기 사람을 만들어 관계의 장을 협소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더 넓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막히게 됩니다. 

 

소나무
소나무

 

키워드 둘. 자수성가

 

갑목의 이미지는 큰 나무, 수목원 등입니다. 갑목이 키가 크고 위로 쭉쭉 자라는 큰 나무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목 중의 양이기 때문인데요. 양은 음보다 크고 단단합니다. 

 

'큰 나무'는 자수성가, 성공, 리더십의 의미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수성가는 독립하려는 욕망, 혼자 뚫고 가려는 의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갑목은 독립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그래서 갑목에게 의존적인 상황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또한 의존적인 상황에서 받게 되는 간섭도 무척 귀찮아하는데요. 이런 성향이 갑목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알아서 해'라고 말하며 쉽게 결정해 버리는 태도는 갑목에 가깝습니다.

 

앞서 천간의 글자는 현실적 조건이나 상황보다는 욕망의 방향이라고 얘기했는데요. 갑목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수성가의 조건이 되려는 징조와 기미가 욕망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크고 빨리 자라는 나무의 성장 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고, 그 힘은 자립 의지, 선두에 서려는 마음, 인정욕망 등을 낳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키워드 셋. 인정욕망

 

갑목은 인정욕망이 강한 편입니다. 인정욕망이 갑목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욕망의 드러남이 다릅니다. 같은 목의 계열인 을목과 비교하면, 을목의 인정욕망은 갑목의 그것보다 은밀하고 구체적인데요. 갑목이 전체를 대상으로 단번에 자신을 드러내려 한다면 을목은 구체적인 관계로부터 자신을 알리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갑목은 천간의 시작이며 오행상으로 목에 속합니다. 땅을 뚫고 나온 초봄의 새싹처럼 위로 직진하며 성장하려는 용출력을 가졌습니다. 드러내려 한다는 점에서 인정욕망은 갑목의 방향성과 같죠. 인정욕망이 갑목과 연결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입니다. 한편, 갑목은 본성의 방향과 인정욕망의 방향이 같기 때문에 기운이 편중됩니다. 일방향성의 치우침은 견제와 조정으로 바로 잡아야 순환이 됩니다. 

 

갑목의 이러한 인정욕망은 사회적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갑목의 본성인 용출력이 욕망에 힘을 실어주고 현실적인 성취로 실현되도록 추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큰데요. 성취의 맛을 본 갑목은 성취되지 못한 것에 대해 심한 결핍감을 갖거나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공의 길 위에서 산 사람들은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경우' 강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오랫동안 지켜볼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은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상황이 특히 갑목에게 잘 일어날 수 있는 것은 갑목이 큰 나무처럼 성장하려는 욕망을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런 경향성이 두드러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미궁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갑목은 처음에 정면 돌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회피하는 길을 택합니다. 

 

갑목은 실패를 성찰의 기회로 삼기보다 외부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기보다 잘할 수 있는 있는 다른 일을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용두사미처럼 시작만 창대하고 끝으로 갈수록 미약한 게 또한 갑목의 고질적 습속이기도 합니다. 혼자 속도를 내어 달려나가다 지치면 곧 회피해버리는 사이클을 반복하다간 건강도 친구도 다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리더십 측면에서 갑목은 조직을 운영하는 데 사심이 적고 순수한 열정이 있다는 미덕이 있지만 어리석고 서툴기도 합니다. 쉽게 변덕스런 감정과 선택이 올라오고, 옳고 그름의 판단이 섣부르며, 사람을 이해하는 깊이가 얕은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갑목의 리더십을 봄철의 리더십이라고도 합니다. 

 

갑목에게는 일상의 실패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갑목은 을목과 달리 굳센 나무로 표상이 되고, 높이 솟은 나무는 강한 바람에 부러집니다.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잡초의 이미지를 가진 을목과 달리 갑목은 한 번에 크게 좌절하거나 부러지는 일이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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